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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 97
글쓴날 : 2008-01-31 13:47:43
글쓴이 : 노동조합 조회: 1671/추천:314
첨부파일 : 태안단체.bmp (921654 Bytes)
제목: 지난 4일 태안지역기름제거 봉사활동 다녀왔습니다.


닦아도 닦아도 지워지지 않는 검은 재앙

연맹, 3일 태안 기름제거 자원 활동 펼쳐
본조 이상국위원장, 정화진수석부위원장,윤연주회계감사 및 동생,
강만천 노사대책국장, 최정환총무기획부장 참가

3일 연맹은 태안에서 기름 제거 자원 활동을 펼쳤다. 연맹 임원과 사무처를 비롯해 전국상호저축은행노조 간부와 전국농협노조 대경본부 간부 등 25명이 참가했다.

연맹이 이날 아침에 도착한 태안 원북면 황철리 앞바다는 기름 냄새가 없었다면 멀리서 보기에는 낭만적인 겨울 바다일 뿐이었다. 파도는 검은빛 바위에 부딪쳤으며 흰색 방제복을 입고 기름제거를 하는 자원 활동가들은 바닷가에 무리를 지어 앉아 있는 갈매기 떼 같아 보였다.
하지만 기름 유출 사고가 난 지 한 달이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기름 냄새는 여전히 코를 찌르고 바닷가는 온통 기름 범벅이었다. 커다란 기름 덩어리만 없어졌을 뿐 바위는 검은 페인트를 칠해 놓은 듯했고 죽음 꽃처럼 작은 기름 반점이 바닷가 바위 곳곳에 묻어 있었다.

지난 며칠간 한파가 이어져서인지 바위에 들러붙은 기름도 굳어 있어서 기름 제거는 만만치 않았다. 닦아도 닦은 티가 나지 않으니 모두 한숨만 내쉬면서 멀리 수평선을 따라 지나가는 유조선만 원망스럽게 바라볼 뿐이다.
욕심 내지 말고 한 사람이 돌멩이 다섯 개라도 깨끗이 닦고 가는 것도 큰일을 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위안을 하며 닦고 또 닦을 뿐이었다. 참가자들은 기름 범벅의 돌을 바위틈에서 발견하면 “이건 완전 초콜릿 덩어리다”거나 “월척이다”라는 자조 섞인 농담을 건네며 작업을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언론을 통해 기름 유출 피해의 심각성을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피해 정도를 확인하고는 “재앙이다” “범죄다”라는 말을 연방 내뱉었다. 사고를 일으킨 삼성과 현대, 기름 유출을 제대로 막지 못한 정부에 대한 비난이 쇄도했다. 기름 유출의 직접 피해자인 어민들이 제대로 보상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방제복에 ‘삼성 개XX’라고 쓰고 기름 제거 작업을 했던 자원 활동가의 심정을 이해할 만 했다.

아침 기름 제거 작업을 마친 참가자들은 대민 봉사 활동을 나온 군부대가 만들어 놓은 천막에서 군인들과 함께 점심밥을 먹었다. 참가자들은 군인들의 ‘짬밥’과 콩나물 반찬을 준비해온 김밥, 컵라면과 바꿔 먹으며 허기를 달랬다.

점심밥을 먹고 다시 바닷가로 나갔다. 햇볕을 받아 굳었던 기름이 녹으면서 아침에 닦아 놓은 바위에 또다시 검은 반점이 생겼다. 마치 바위에서 기름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파도와 함께 밀물이 들어왔다. 밀물을 자세히 바라보면 작은 기름 덩어리들이 눈에 띄었다. 밀물이 들어오면서 이날 작업을 마무리했다. 참가자 모두 아쉬운 표정이다. 닦아도 닦은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검은 재앙은 자연의 힘으로 완전히 치유할 수밖에 없어 보였다.
참가자들은 전세버스가 서 있는 마을로 향했다. 마을로 가는 도중에 복구지원본부 옆에 마련된 폐기장에 기름이 묻은 천을 버렸다. 기름 천들은 이미 작은 동산이 됐다. 기름 천을 처리하는 것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기름 제거에 쓸 깨끗한 천을 정리하는 할머니들의 표정이 내내 어둡다. 그리고 떠나는 우리에게 잘 가라는 말 대신 “또 오세요”라고 인사를 한다.

그들에겐 삼성도, 현대도, 정부보다도 우리에게 희망을 거는 듯했다. 전세버스를 타려고 비포장 흙길을 터덜터덜 걷는 데 삼성 로고가 붙은 승합차가 먼지를 내며 지나간다. 애꿎은 승합차를 향해 욕 한마디씩 내뱉는다.

마을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안타까움과 분노의 마음을 품고 버스에 오르며 이날 자원 활동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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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U.NODONG.NET| NO:02 | 2005.09.14 | 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