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펌)사회인야구 원로께서 쓰신글입니다. |
이 나이에 또다시...
"아니, 형님. 지금 몇신데 어딜 가시려고요?"
"응~ 잠이 안 와서 그냥 바람 좀 쐬려고"
"형님, 아직 새벽 4시밖에 안됐어요"
"응~ 근데 자넨 나 때문에 덩달아 깼구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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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저는 (집을 떠나)
낯선 객지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만
매일 이른 새벽녘이면 잠에서 깬답니다.
나이가 들면 (대개) 아침잠이
점점 없어진다고들 얘기한다지요?...
하지만 저의 경우엔 (그렇듯)
나이듦으로 인한 게 아니었답니다.
다름아닌,
새벽 뜀박질(?)을 하기 위해
피곤에 지친 저의 낡은 육신을 일으켜 세웠던 것이지요.
이렇게라도 해야 다만 얼마라도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
젊은 친구들에게 그저 늙은이로 비치진 않을까?
무릎, 허리, 팔꿈치, 어깨 등
이제쯤은 24시간 내내 통증을 느끼며 사는 저 자신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냥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현실적 상황이 어느 날 문득 저에게 다가왔기 때문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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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살고 있는 고장 경기도 부천시에는
올해로 16년째를 맞고 있는 '부천(복사골)리그'가 있습니다.
저의 지난 글에서도 이미 말씀드렸듯...
저는 년전(2002) 동네 근린공원 미니야구장에서
7년간 저 나름대로 가르친 석천야구단 젊은이들을 이끌고
부천리그 1부에 가입해 결국 그해 최종챔프를 가리는 왕중왕전 결승까지 진출했으며
한편 (역시 그해) 경기도지사기대회에 부천시 연합대표팀감독으로 참가하여
원년대회 우승이라는 뜻있는 한 해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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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를 끝으로 저는 부천리그를 마감했으며
이듬해인 2003년엔 객원코치(?) 혹은 나그네 감독(?) 등으로 해를 넘겼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SMOKIES' 라고 이름지은 신생팀과
(우연찮게) 새롭게 만났고 (현재) 그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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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야구와의 질긴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저에게 최근.
저로선 획기적인(?) 일이 생겼으니 다름아닌 선수등록건이었습니다.
제가 '석천야구단'을 떠난 이후
(팀명을) '대명야구단'으로 개칭(改稱)하여 (팀을) 계속 이은 분은
현재 부천시 야구연합회 부회장직을 맡고 계신 이봉재(李奉宰)님이십니다.
부천리그 1부소속 대명야구단과 3부의 챌린저팀 등, 두 팀을 이끌고 있기도 하지요.
한팀 이끌기만도 그리 수월친 않을텐데. 그리고 (단장이란 직함은 차치하고라도)
사회적 신분도 꽤나 높은 분이 만만찮은 사비를 써가면서까지 그렇듯 두팀을 이끈다든지,
또는 올 시즌 개막 첫 홈런타자에게 적잖은 상금을 희사하는 일.
혹은 고급 배팅장갑을 (역시) 홈런타자에게 계속 선물하는 등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서도 무슨 얘긴줄 금세 캐취하셨겠지만)
한 집안의 가장으로써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 사료됩니다.
한편 그분 역시 50세가 넘은 연세에
등록선수로서 (자제와 함께) 리그경기에서 (실제로) 뛰고 있습니다.
지난 날 석천야구단이 부천리그에 가입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혜택도
바로 그분과 이성화(李星和)란 함자를 지닌 고문님 등 두분 덕이었습니다.
하여, 대명(大明)이란 팀명칭 역시, 지금까지도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고문님의 운영회사명에서 따온 것이랍니다(이름하여 스폰서라고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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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그분(李奉宰님)께서 지난 어느 날...
(어줍지만) 제가 가르치고 있는 스모키스 팀 훈련장을 찾아오셔서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시더군요.
"이 감독님, 혹여 시간이 닿는다면 (3부) 챌린저팀에 아예(?) 등록을 하시지요.
올해부턴 40세 이상 위주로 가려는데 선수수급상(?) 인원이 좀 모자랍니다.
그러니 이 감독께서 우리 팀에 와주십사는 바람이지요.
물론, 감독님이 현재 지도하고 계시는 팀이 최우선임은 당연지사겠지만
팀 스케줄상 여유가 있을시, 그때만이라도 좋습니다" 라고 말씀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많이 놀랐습니다.
"그래도 그렇지, 이 나이에 뜬금없이(?) 웬 선수등록?..."
그래서 고사하겠다고도 했고, 무슨 말씀이시냐며 전혀 어불성설이라고도 전했지만
결국 저는 챌린저팀에 등록을 필하고야 말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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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이미 50대 중반 나이를 지나고 있는 저 자신이
챌린저팀에 어떤 보탬이 된다거나
다만 어느만큼이라도 기량을 펼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던 건 (정말) 전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창피나 안 당하면 천만다행(?)일 따름이었겠죠.
그러나 다른 한편.
그분의 권유가 제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아!... 이 나이에 전혀 뜻하지 않게 선수등록이 웬 말인가? 라는...
아니, 좀 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야구기량 잔존여부(?) 이전에
마치 소풍가는 어린 아동마냥 괜시리 들뜬 기분(?)마저 들었을 정도니까요.
예상치 못했던 입단권유가 저로 하여금 (마치 따사로운 봄의 햇살마냥)
오래 전에 사라진 젊음을 되찾은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키게 만들더군요.
게다가 보너스차원(?)에서 유니폼까지 새로 맞춰준다니
저로선 더더욱 신이 날 밖에요(?)...^^
실상, 제가 현역으로 다시 되돌아가 뛴다 했을 때
(이 나이에) 1,2,3부 구분이 무슨 그리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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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부천리그의 올 시즌은 다른 리그에 비해 한참 늦게 개막됐습니다.
지난 5/1일에서야 비로소 개막 첫 경기를 치렀을 정도로 말이죠.
왜냐면, 지난 시즌 종료후 부천시에서 적잖은 예산을 투입해
야구장(春衣球場)을 새롭게 단장하고자 이내 공사에 착수했으며
올 4월말에야 공사마무리가 됐습니다.
특별히 금년은 우리나라 야구도입 100주년이잖습니까?...
실로 1세기라는, 기나 긴 세월을 지나온 뜻깊은 해를 맞아
이렇듯 큰 의미를 되새긴다는 취지와 더불어, 뭔가 새롭고 진지한 자세로
한 획을 긋는 역사적인 해에 함께 동참하고자 하는 뜻을 한데 모아
부천시의 결단과 부천시야구협회/야구연합회 등 관내 여러 단체가 합심해
깔끔하고도 멋지게. 새로운 모습의 야구장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총 면적 3,656평 부지에 외야펜스보호시설까지 갖춘, 그런 구장으로 말이죠.
다만 한가지 아쉽다면 3루측 페어/파울 타구를 결정짓는 라인과
축대(석단) 및 네트사이가 너무 협소하다는 것이지요.
* 이쯤에서 잠시, [富川市 生活體育 社會人野球] 현황을 전하렵니다.
현재 부천리그에는 총 24개의 직장 및 동호인 팀이 참여하고 있으며
수준에 따라 1,2,3부로 나뉘어 (부별) 각 8개팀이 소속돼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별리그(Full League)는 각 7경기씩 배정돼 있고
리그 종료후 그 해의 챔프를 가리는 (일명) 왕중왕전에는
1부 1위팀은 일단 제외해 놓은 뒤(결승안착)
1부 2위~5위까지 4개 팀과, 2부 1위~3위의 3개팀. 그리고 3부 1위 팀(한 팀)이
8강 토너먼트를 치르고 나서 최종승자가 (기다리고 있던) 1부 1위와
당해년도 마지막 챔피언전(결승전)을 치르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전년도 성적순 등을 토대로 총 24개 팀을
1,2,3부가 아닌, 12팀씩 2개조로 나눈 뒤
[富川市長旗]와 [富川市野球協會長旗] 대회에
(각) 12개 팀을 참가케 하여
(정규리그 사이에) 대회별 각 12개 참가팀을
(각기) 다시 6개팀씩 A, B, 2개조로 나눈 후
조별리그방식(각 팀 5게임)으로 치른 다음
각조 1위팀이 최종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부별리그와 더불어 (다른 두 대회를) 병행해 치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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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됐든, 마침내 저는 3부리그 소속선수가 되었으며
지난 5/15일 리그 첫 경기에 선발출장을 하게 되었습니다(1루수에 2번타순으로)
하지만 1994년 시즌을 끝으로 (사회인야구) 현역을 그만두고나서
(리그게임으로는) 실로 11년만에 밟아보는 낯선(?) 그라운드라서인지
어쩔 수 없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었으며
첫 타석에서 보기좋게(?) 삼진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마음은 아직인데(?) 몸이 영~ 안 따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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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버린 세월을 한탄만 하고 앉아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이제 겨우 경기초반인데 감독님의 배려로 엔트리에 넣어준 고마움에 보답은 커녕
도로 빼달라고 얘기할 수도 없었답니다.
정신력만 가지고선 이룰 수 없는 게 너무 많다는 사실을
(비단 야구가 아니더라도) 여지껏 숱하게 체험했건만
오늘처럼 어리둥절해 하던 날이 과연 몇날이었던가?...
라는 의문을 달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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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마침 (앞서 말씀드린) 스모키스 팀원들까지 오전에 저와 함께 훈련을 끝내고
일부러 응원차 와준 날이었는데 이대로 물러서기엔
(아무리 나이가 많다한들) 문득 저의 야구심취 46년사에 먹칠(?)을 할 것처럼 여겨졌기에
저 스스로 애써 최대한(?) 마음을 다잡고 두번째 타석에서 마침내(?) 중전안타를 쳐냈습니다.
아마 어쩌다 운이 닿았던 것이겠습니다만 저로선 11년만의 감회어린(?) 타구였답니다.
아무튼, 앞으로 계속 이어질 리그경기에서만큼은
좀 더 잘 해 보고자 저 나름의 노력을 경주해야만 하리라 다짐도 해봅니다.
저로서는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수 없는 기량차이로 말미암아
끝내 무릎을 꿇는다면야 더 이상 도리가 없겠으나,
그냥 저냥 그라운드를 어리숙하게 왔다갔다한다면
그건, 저를 기껏 생각해 불러준 분과 챌린저 팀원들에게 누를 끼칠 따름이겠기에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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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이 (올해) 우리나이로 56세.
저 자신, 이제와서 어떻게 멋진 플레이를 할 수가 있겠습니까?
아직도 야구기량이랍시고 대체 무엇이 남아있겠습니까?
그저 엉성한 자세로 한창 젊은이들을 부러워만 하며
감독님이 시키는대로 어정쩡하게나마 뛸 수밖에요.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 땅의 숱한 젊은 선수들에게
진정 당부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비록, 직업야구가 아닌 사회인야구지만
이렇듯 야구나이 환갑이 훨씬 지난 중늙은이도
페어라인(Fair Line)에서 어슬렁(?)거릴진대...
덧붙여, 새벽 달리기를 하고 산다면...
그렇다면 아직도 한창인 여러분은
과연 어떤 자세로 그라운드에 나서야겠느냐는 것이지요.
금쪽같이 귀한 매 휴일마다
그리고, 두번 다시 오지않을
소중하기 그지없는 여러분의 젊은 날에 있어
세상 다른 일 모두를 마다한 채
자신 스스로 땀흘리기를 자청했다면
과연 어떻게 뛰어야만 할 것이며,
(어느 누구의 시선으로 보더라도)
정말 괜찮다,
진짜 잘한다는 소리는 못 들을망정
최선을 다해 참 열심히 하는 젊은이로구나란 생각이 절로 들 정도의,
그런 마음가짐만큼은 운동장에 있는 한, 늘상 견지해야 하지 않을까요?...
물론, 여러분 개개인 모두는
늘 그렇게 해왔으리라 믿지만
노파심에서 재삼 당부하는 바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만만찮은 금액의 야구장비 가방을 (기껏) 왜 둘러메며,
때론 가족의 이런 저런 원성까지 애써 못 들은 척 외면하고서
(하필이면) 찌는 듯한 그라운드로 향할 이유가 하등 없잖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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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안타를 치고 1루베이스에 나갔을 때
(저를 잘 모르는) 상대팀 1루수가 이렇게 얘기하더군요.
연세도 높으신 듯 뵈는데 정말 대단하십니다.
아주 잘 맞은, 빨랫줄타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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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어주셔서 感謝드립니다. * by : baseball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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